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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책장

[육아 도서]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오은영/코리아닷컴

by v엄마곰v 2020. 9. 1.

둘째를 낳고부터 나도 모르게 욱하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성격이 느긋한 편이고 웬만해서는 화도 잘 안 내고 욱하지도 않는 편이다. 아기가 어지럽히거나 말썽을 부려도 아기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정말 급할 때가 아니고서는 아기를 닦달하거나 재촉하지도 않는다. 물론 아기가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할 경우엔 충분히 주의를 주고 제지를 한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떼를 쓰면 아무리 울어 재껴도 들어주지 않고 울음을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둘째를 낳고부터 첫째의 징징거림이 견디기 힘들 때가 많아졌고 나도 모르게 욱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단순히 내가 돌봐야 할 아기가 한 명 더 태어났다고 해서 생긴 변화는 아니다. 출산 전부터 둘째는 껌이라는 지인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나 역시 둘째만 케어하면 솔직히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아기가 한 명일 때와 두 명일 때는 천지 차이다.

 

문제는 첫째와의 시간이었다. 첫째가 28개월인데, 첫째의 요구와 고집이 세지기 시작할 무렵이다. 게다가 우리 첫째는 일분일초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주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혼자서 첫째와 둘째를 돌봐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그때 첫째 때문에 폭발할 일들이 생기게 되고, 나도 모르게 욱하게 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어쩌다 밖에 혼자 첫째를 데리고 나가게 되면 아주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다. 밖에서 드러눕기 일쑤에다 '나 잡아 봐라'는 표정으로 도망 다니는데, 참다 참다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온 것이 한 두번 이 아니다. 지나고 나면 내가 너무 했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생기기 시작했다.

 

 

 

 

 

 

더 안되겠다는 생각에 오은영 박사님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라는 책을 읽게 됐다. 분노조절장애의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부모에게 주는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의 감정 조절 육아법이 이 책의 모토인데, 지금 상황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를 보고 너무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분노조절장애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만약 분노조절 장애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까지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part 1에서는 '욱'이 육아에 있어서 아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부모가 '욱'하는 원인을 사회적인 원인과 개인적인 원인에서 살펴본다. part 2와 part 3에서는 부모를 욱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상황을 다룬다. 아이가 무언가를 빨리빨리 하지 않거나 공공장소에서 떼를 써서 곤란에 빠진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는 평소에 우리가 자주 맞닥뜨리는 사례별로 엄마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제시해준다. 마지막으로 part 4에서는 '욱'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욱'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문장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꾹꾹 눌러 담으면서 읽었다. 오은영 박사는 '욱'하는 원인을 아이에게서 찾기 보다는 '부모'에게서 찾는다. 부모가 욱하는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이 '원부모와의 문제'인 것 같다. 

 

47P 中

어린 시절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의 문제가 어른이 되어서도 갈등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미숙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부모에게서 수용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의 의존 욕구는 해결되지 않은 채 자랐고, 그런 그녀는 아이나 남편의 미숙한 모습을 받아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의존 욕구가 해결되지 않은 채 자라게 되면 아이에게도 강한 잣대를 들이대게 되고 결국 아이에게 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가 크면 또 다시 욱하는 아이로 자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인데, 한 편으로는 슬픈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부모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 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에게는 욱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는 부모가 욱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아이의 행동과 그 이유를 살펴보면서 부모에게 필요한 지침을 제시한다. 문제 행동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육아를 하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기다림인내 그리고 공감이 아닌가 싶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는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처하는 방식이 상황마다 다르게 제시가 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에게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서 지침을 줄 것', '조급함을 버리고 아이를 기다려 줄 것', '말보다는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나는 평소에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면 왜 안 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이해력이 부족한 어린아이에게는 많은 설명이 오히려 자극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가 어리다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문제 행동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에 직장동료랑 육아 전문가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오은영 박사의 문제 해결법은 행동주의와 가깝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을 읽어보니 이해가 갔다.

 

 

107p 中

 육아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화를 덜 낸다. 육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화가 많고 짜증이 많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화가 나고 욱한다면, 아이를 잡을 것이 아니라 나의 육아 방식에 이상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아이 탓이 아니라 내가 감정을 잘 다르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은 정상적이다. 화를 못 내면 홧병에 걸린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욱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같다. 그리고 욱한다는 것은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욱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 제시하는 것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인정한다. 둘째 욱하는 상황의 공통점을 적어본다. 셋째 나와 부모와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넷째 모르는 사람에게 욱할 때 '나에게 중요한 사람인가?' 생각해본다. 다섯째 상대가 욱할지라도 탓하지 않기이다. 욱할 때 나에게 중요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보고 끝일 사람한테 화내봤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결국 나인데, 욱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는 못 참는 아이의 감정 조절을 키우기 위한 방법도 제시한다. 너무 허용적이지도 너무 강압적이지도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중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한 언제나 아이를 최우선으로 대하지 말라고 나와 있는데, 평소에 내가 아이를 대할 때 하는 행동과 달라서 좀 놀랐다. 아이에게 "최고, 최고"를 남발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는 "엄마한테 최고, 최고!"로 바꿔야겠다. 결국 아이의 감정 조절을 키우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욱에 대한 얘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맞은 복수를 하고 왔을 경우 등 평소에 부모가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응책도 다루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훈육 및 육아와 훈육에 있어서 부부의 갈등도 다루고 있어서 도움이 됐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육아서긴 하지만 부모뿐만 아니라 욱하는 사람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평소에 내가 알고 있던 지식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육아에 있어 새로운 지식도 많이 알게 됐다. 그리고 반성도 많이 했다. 육아와 관련된 반성이기도 하지만 내 직업에서 반성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학생들에게 화내고 소리 지르던 지난날의 내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동안 나에게 공감과 인내 그리고 기다림이 너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나의 전반적인 육아와 직업에서의 모습이 달라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책장에 두고 화가 나고 욱할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보며 마음을 다잡도록 하겠다. 자식이 혼자 그냥 크는 것이 아니듯이, 부모도 그냥 저절로 부모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은영 박사님의 말처럼 항상 성찰하는 부모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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